[EBS 시청자평가원 활동기]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EBS, 그 두 번째 기록

아직도 TV 화면 속에 내 얼굴이 나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낯설다.

두려움과 설렘이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은 방송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을 간지럽힌다.

5월 15일 방송분을 위해, EBS 시청자평가원으로서 두 번째 촬영을 하러 가는 길. 이미 한 번 촬영을 경험해 봤지만,

방송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여전히 처음과 다름없는 떨림과 묘한 설렘이 감돌았다.

익숙한 듯 낯선 대기실을 지나 내 몸에 작은 마이크가 달리고,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세트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이번 촬영을 앞두고 남모를 걱정이 전날 밤부터 나를 괴롭혔다. ㅠ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아이에게 옮은 감기가 두 달이 넘도록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촬영 중에 콧물이 흐르거나 겉잡을 수 없는 기침이 터져 나와 방송을 망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세트장에 서 있는 내내 온 신경이 호흡에 집중되었다.

다행히 긴장감 덕분인지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침 한 번 나지 않아 속으로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목소리로 세상을 창조하는 능력자들과의 만남

이날은 특별히 성우분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날이었다. 장은숙 성우님, 박지음 성우님, 강영호 성우님이 나오신다.^^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는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등의 목소리 주인공들을 눈앞에서 직접 마주하다니!

그분들은 단순히 대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 하나만으로 무한한 세계와 감정을 창조해 내는 진정한 ‘능력자’들이었다.

청량하고 맑은 목소리만큼이나 외모 또한 모두 선남선녀이셔서 눈과 귀가 동시에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경력이 오래되신 장은숙 성우님의 말씀은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분은 미모도 너무 뛰어나셨지만, 외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이너뷰티(Inner Beauty)’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언제나 대중에게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 평소에도 늘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신다는 말씀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분의 목소리가 왜 그토록 깊고 따뜻하게 마음을 파고들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안에서부터 맑게 우러나오는 소리는 기교만으로 흉내 낼 수 없는 남다른 깊이가 있었다.

그분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감탄하며 방송에 몰입하다 보니, 촬영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지나가 버렸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EBS의 매력

방송을 직접 경험하며 매번 깊이 느끼는 점이 있다. 방송 관계자분들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일을 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깊다는 점이다. 타인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는 늘 따뜻한 애정과 배려가 녹아있다.

‘역시 교육방송인 EBS라서 그 따뜻함이 더 진하게 묻어나는 걸까?’ 하는 기분 좋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시청자평가원 활동을 하면 할수록, 그리고 EBS라는 방송국을 깊이 알아가면 갈수록 EBS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모니터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면, 정말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흔히 ‘교육방송’이라고 하면 딱딱하거나 올드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쉽지만, 실제로 마주한 EBS의 콘텐츠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요즘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 세련되면서도, 그 안에 교육적인 가치까지 완벽하게 녹여낸 고품격 콘텐츠들이 가득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고민도 생긴다. 냉철하게 비평문을 쓰기 위해 TV 앞에 앉았다가도,

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시청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후루룩 몰입해서 끝까지 봐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본분은 시청자평가원이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한번 영상을 돌려본다.

‘어떻게 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EBS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언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눈을 크게 뜨고 화면 구석구석을 살핀다.

나의 작은 시선과 피드백이 EBS 방송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펭수에게 건네는 인사,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이날의 방송도 많은 방송 전문가들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언제나 스튜디오를 편안하게 리드하며 우리를 잘 이끌어주시는 유나영 아나운서님,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촬영 전반을 날카롭고도 차분하게 디렉팅 하시는 PD님과 작가님들, 카메라 감독님들까지.

모든 스태프분의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진행 덕분에 초보 평가원인 나 역시 큰 실수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피로감을 안고 돌아가는 길, 방송국 1층 로비에 서 있는 펭수 동상과 마주쳤다.

펭수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며 속으로 외쳤다.

“펭수야, 또 보자!” 이제는 촬영이 끝난 후 펭수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나만의 작은 의식이자 루틴이 되어버렸다.

알면 알수록,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끝없는 매력을 보여주는 방송국 EBS.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방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청자평가원으로서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 날로 커진다.

오늘의 설렘과 배움을 발판 삼아, 다음번에는 한층 더 깊이 있고 유익한 비평과 콘텐츠 분석으로 방송에 기여할 수 있는 평가원이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EBS와 함께하는 나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멋지게 채워질 것이다.


Collaboration & Inqu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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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미대 디자인공예 박사수료 · 런던예술대 CSM 디자인 석사 · 아티(Art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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