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록] 28개월 트니의 인생 첫 상장, ‘환경지킴이상’과 자연 교육의 가치

우리 트니가 어느덧 2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며칠 전, 집으로 돌아온 트니의 가방 안에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 들어 있었다. 바로 트니 인생의 첫 상장인 ‘환경지킴이상’이다.

8시의 정적, 지구가 쉬는 시간

이번 상장은 지난 ‘지구의 날’을 맞아 진행된 소등 이벤트 참여로 받게 되었다.

밤 8시, 온 집안의 불을 끄고 잠시 어둠 속에 머무는 짧은 시간이었다.

아이에게 상장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시키는 것은 아직 무리였지만 ㅋㅋ,

“지금은 지구가 잠시 쉬는 시간이야”라고 나름의 설명을 덧붙였다.

비록 아이가 이 모든 과정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전등을 끄고 가족이 함께 숨을 죽였던

그 낯선 고요함이 트니의 기억 어딘가에 ‘지구를 아끼는 마음’으로 남았기를 바란다.

상장을 건네받을 때 트니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 나오는 특유의 ‘얼어붙은 표정’을 시전했다.

사진 속 꽁꽁 얼어있는 그 진지한 얼굴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소등 중]

머리카락 속 모래가 주는 가르침

트니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평소에도 지구지킴이 프로그램이 매우 알차다.

텃밭 가꾸기와 숲 산책을 생활화하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아이들은 밖에서 실컷 흙놀이를 즐긴다. 덕분에 하원 후 아이를 씻길 때면

머리카락 사이에서 모래가 서걱서걱 느껴져 머리 감기기가 배로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아이가 자연과 직접 스킨십하며 얻는

정서적 풍요로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과 교육에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듯,

아이가 흙을 만지고 자연을 느끼는 그 과정 자체가 아이의 ‘생각 근육’을 키우는 핵심이라고 믿는다.

방울토마토에게 건네는 아침 인사

어린이집 텃밭에서는 매일 물주기를 실천하고, 집에서도 그 연장선으로 토마토 모종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나누어 준 모종에서 가장 먼저 빨간 방울토마토 3개를 수확하는 어린이에게 상을 준다는

원장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 집 베란다는 아침마다 활기가 넘친다.

트니는 매일 아침 방울토마토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정성껏 물을 준다.

심지어 ‘토김이’라고 이름까지 지어줬다.

분갈이까지 마친 토마토는 어느새 푸른 잎을 무성하게 틔웠다.

식물을 돌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이 소소한 일상이 아이에게는 가장 큰 공부가 될 것이다.

아이의 미래

나의 어린 시절은 충북 괴산이라는 작은 마을의 자연 속에 있었다.

언덕을 오르내리고 흙을 만지며 자연과 친구처럼 지냈던 그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소중한 추억이자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우리 트니 역시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추억이 많이 쌓였으면 한다.

어린 시절부터 환경의 소중함을 몸소 깨치며 자란 아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인생 첫 상장을 받은 트니야, 그리고 이 땅의 모든 꼬마 환경지킴이들아, 진심으로 축하한다.

상장보다 빛나는 너희들의 마음이 푸른 지구를 지키는 큰 힘이 될거야.

든든한 교육 파트너, 선생님들께 전하는 고마움

이 모든 과정 뒤에는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하시는 선생님들의 정성과 노력이 숨어 있다.

매일같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숲으로, 텃밭으로 향하며 자연의 변화를 일러주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지구지킴이’라는 멋진 가치를 아이들의 일상에 심어주기 위해 세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끌어주시는 원장님.

사실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 교사의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흙투성이가 된 아이들의 뒷감당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교육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는 시간을 보장해 주시는 그 열정에 고개가 숙여진다.

우준이가 받아온 이 상장은 단순히 미션을 수행해서 얻은 종이 한 장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고민하셨을 선생님들의 진심이 담긴 보석 같은 칭찬이다.

상장을 받으며 꽁꽁 얼어붙었던 트니의 그 귀여운 긴장감 뒤에는, 선생님들이 부어주신 사랑에 대한 아이만의 진지한 화답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 더 살기 좋은 지구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나의 바람은, 결국 현장에서 땀 흘리시는 선생님들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아이들의 작은 손에 흙을 묻히게 해주시고, 식물과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주시는 그 따뜻한 가르침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항상 아이들을 위해 마음 써주시는 원장님과 모든 선생님께 블로그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덕분에 우리 우준이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지구를 사랑하는 아이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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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미대 디자인공예 박사수료 · 런던예술대 CSM 디자인 석사 · 아티(Art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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