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석사 유학, 센트럴 세인트마틴에서의 기록

오랜만에 사진첩을 뒤적이다 런던 석사 유학 시절 사진들을 보게됐다.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동시에 가장 나를 깊게 들여다봤던 곳. 바로 런던 센트럴 세인트마틴(CSM)에서의 추억이다. 학교가는 길에 주로 24번 버스를 타고 등교를 했는데, 학교를 가는 2층버스 안에서도 버스 외부의 풍경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바빴던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지만 너무나 감사했던 런던에서의 유학 생활.

디자인과 심리, 그 연결고리를 찾아서

디자인으로 길을 틀었을 때, 나를 가장 매료시켰던 건 ‘공간과 디자인이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런던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내가 탐구하고자 했던 건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디자인의 힘이었다. 런던에서의 모든 경험이 공부이다 생각하며, 뮤지엄, 갤러리, 그리고 런던 패션윅까지 정말 바쁘게도 쫓아다녔다.

간신히 숨을 쉬며 버티던 날들

유학 생활은 결코 낭만적이기만 할 수 없었다. 특히 논문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무렵,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팀 과제와 개인 연구 사이에서 나는 그야말로 간신히 숨만 쉬며 버티고 있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치열한 토론, 매일같이 쏟아지는 크리틱,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증명.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도서관의 묵직한 공기는 나를 더욱 압박해왔다. 그때의 나는 정작 나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기억난다. 캠퍼스의 붉은 벽돌과 현대적인 철제 구조물이 주는 묘한 긴장감, 그리고 그 안을 가득 채운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에너지. 그리고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그 시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그 시절의 밤샘 과제와 고민들이 당시에는 참 버거웠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런던에서의 그 치열한 시간들이 가르쳐주었다.

그때의 뜨거웠던 고민과 치열했던 기록들은 지금 내가 준비하는 ‘아티(Arti)’의 철학적 뿌리가 되어주고 있다. 가끔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면, 나는 여전히 런던의 도서관 한구석에서 논문과 씨름하던 그때의 나를 떠올린다.

아침 등교길에 학교 내부 까페에서 먹던 설탕가득 달달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티의 향과 달달함과

그리고 나의 잠을 깨워주던 ‘까페 네로’, 나의 끼니를 책임져줬던 ‘세인즈버리 마켓’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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