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트니가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24시간 내내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일상에 ‘등원’이라는 큰 변화가 찾아오니, 준비할 것도 마음 쓸 일도 참 많았던 시간들. 우리 아이가 긴 시간 지낼 곳이기에, 어린이집을 고르는 기간도 참 길었고, 미리 예약을 하고 1년 가까이 기다린 국공립어린이집!
어린이집 입소 확정 후 받은 준비물 리스트를 보니 정말 ‘입성’ 실감이 났다. 낮잠이불부터 칫솔, 양치컵, 로션, 여벌 옷, 고리 수건까지. 하나하나 이름 스티커를 붙이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라. 참, 우리 트니는 기저귀를 일찍 뗀 덕분에 가방 무게가 아주 살짝 가벼워졌음! (장하다 우리 아들)
첫날은 적응을 돕기 위해 나도 교실에 같이 들어갔는데, 웬걸. 트니는 들어가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장난감 나라로 직행했다. 5분 만에 나는 존재를 잊힌 채 교실 밖으로 소환. 복도 유리창 너머로 까치발 들고 지켜보는데 어찌나 씩씩하게 잘 노는지. 그렇게 첫날은 12시 30분 낮잠 시간 전에 하원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대로 무사히 지나가나 싶었지만 역시 적응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3일간의 탐색전이 끝난 4일 차 아침. 어린이집 문 앞에서 아빠를 붙잡고 안 떨어지려 엉엉 우는데 지켜보는 마음이 정말 무너지는 줄 알았다.
둘째 주가 되어서도 아침마다 눈물의 이별을 반복했지만, 다행히 들어가서는 낮잠까지 푹 자고 오기 시작했다. 하원할 때 보면 또 언제 울었냐는 듯 밝은 모습이라 대견하면서도 짠한 마음이 교차하는 나날들.
그런 트니에게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바로 등원 8일 차에 떠난 딸기농장 현장학습! 평소에 워낙 좋아하던 노란 버스를 타고,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딸기를 마음껏 따고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트니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놓았나 보다.
그날 이후로 거짓말처럼 어린이집에 완벽 적응 완료. 역시 좋아하는 것(노란 버스 + 딸기)의 힘은 위대하다. 그 좋아하던 딸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네.
트니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집안이 너무 조용해서 적응이 안 될 때가 많다. 계속 붙어 있다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게 참 생소하고 낯설다.
아직은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이 조금 허전하지만, 이곳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아갈 트니를 믿어본다. 트니야, 너의 첫 사회생활을 엄마가 온 마음 다해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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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미대 디자인공예 박사수료 · 런던예술대 CSM 디자인 석사 · 아티(Art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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